지구 온난화는 인류 문명의 종말인가
[지구온난화 (1) : 지구온난화와 온실효과]

폭주의 끝은 어디일까? 우리는 적절한 시점에 멈추어 설 수 있을까? 아니면, 마지막 남은 나무 한그루를 마저 베어 쓰고 붕괴해 버린 이스터 문명과 같은 길을 가는 건 아닐까 

 

[지구온난화 시리즈, 그 첫번째 이야기 : 지구온난화와 온실효과]

과학자들은 오래 전에 이미 지구 온난화의 원인과 그 영향에 대하여 답을 모두 주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화석 연료를 연소함으로써 대기 중으로 엄청난 양의 온실 가스가 방출되었고, 온실 효과에 의하여 지구의 기온이 섭씨 0.8도 상승하였다. 그리고 만일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여 앞으로 지구 대기의 평균 온도가 섭씨 2도만큼 상승한다면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만큼 급격한 기후 변화가 초래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과학자들의 심각한 경고를 무시한 채 폭주를 계속하고 있다. 나는 우리가 지금처럼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인류 문명의 파국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나는 대체적으로 낙관론자인데 기후 변화 문제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다.  

나는 이 연재를 통하여 기후 변화의 과학적 근거와 영향, 대책 등에 관한 과학자들의 연구를 소개하고, 필요한 곳에서 나의 견해와 감상을 밝힐 것이다. 문제를 해결할 주체는 정치인들이 아니라 나 같은 일반 시민들인 것 같다. 나의 이번 연재가 일반 시민들의 활발한 토론 소재가 된다면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보람된 일일 것이다. 

온실 효과의 아이콘 킬링 곡선 

디자이너가 인위적으로 그려 넣은 것이 아닐까? 지구 온난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홍보 목적으로 고안해 낸 인위적인 곡선이 아닐까? 내가 저 곡선을 보고 받은 첫 인상이다. 그래프는 마치 톱니처럼 주기적으로 위 아래로 진동하면서 오른쪽 위를 향해 뻗어간다. 이른바 킬링 곡선 Keeling curve이라고 불리는 아래그래프는 온실 효과의 대표적 아이콘이다 
 

   
 

[그림 1] 킬링 곡선. 마우나로아 관측소의 반세기 간 측정 결과

1950년대에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의 책임자 르벨Roger Revelle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만약 증가하고 있다면 그 스냅샷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그 작업을 수행할 적임자로 킬링을 스카웃하였다. 찰스 킬링Charles David Keeling(19282005)1958년부터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하여 2005년 사망할 때까지 고집스럽게 그 측정을 지속했다.  

측정 장소는 하와이의 마우나로아 산 해발 4,000m 정상. 대기의 흐름이 안정적이고 공해의 영향이 적으며, 지구 대기의 평균적인 상태를 잘 나타내 줄 수 있는 곳이다. 킬링의 동료인 커넬의 말과 같이 킬링의 측정은 20세기에 얻은 환경 관련 데이터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킬링 곡선은 20세기 물리학에서 E=mc2, 생명 과학에서 이중 나선과 같이 과학의 한 분야를 상징하는 반열에 올랐으며, 화석 연료의 연소로 인해 야기된 전 지구적 기후 변화를 보여주는 심벌로 인식되고 있다.

저 위의 그래프를 읽어보자. 가로축에는 1960년부터 2010년까지의 연도가 표시되어 있고, 세로축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ppm 단위로 표시되어 있다. ppm이란 ‘parts per million’의 약자로서, 예를 들어 320 ppm이란 공기분자 100만 개 당 이산화탄소 분자가 320개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다 

킬링이 측정을 개시할 무렵에는 313 ppm이었고, 매년 0.7 ppm의 비율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었는데, 2010년 무렵에는 390 ppm 로 증가했고, 연 증가율은 2.1 ppm이다. 위 그래프를 보건대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명백하다

식물의 광합성과 킬링 곡선 

한편, 위의 그래프에서 보이는 킬링의 곡선이 1년을 주기로 수많은 상승-하강을 반복하며 진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식물의 광합성 때문이다. 킬링 곡선의 일부를 떼어서 확대해 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그림 2]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연간 변화. 마우나로아 관측소의 측정 결과

위 그림 중 하단의 1959년 그래프를 보자. 5월에 최대 값이고 9월 말에 최소 값이다. 지구 북반구의 온대 지역에서는 식물이 잎을 피우기 직전인 5월에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대 값이 되고, 식물의 성장이 끝나는 9월 말에는 최소로 줄어든다.  

킬링은 1959년 위 데이터를 보고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우리는 처음으로 식물의 성장기인 여름에는 자연이 공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거둬들이고, 겨울에는 이산화탄소를 다시 반환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빙하의 얼음에 갖힌 지구 대기의 역사 

위의 킬링 곡선을 보면 당연히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든다. 첫째, 혹시 이산화탄소의 증가 추세가 최근의 예외적인 현상은 아닌가? 둘째, 이산화탄소의 증가 추세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 두 가지 의문점에 대하여 남극과 그린랜드의 빙하코어가 답을 주었다. 

하늘에서 눈이 내려 땅에 떨어지면 그 직후에는 가볍고 폭신폭신하다. 그런데 그 위에 점점 더 많은 눈이 쌓이게 되면 무게가 늘어나 단단해지고, 이어서 구멍이 숭숭 난 얼음처럼 바뀐다. 그 위로 다시 수십 년, 수백 년 간 눈이 쌓이게 되면 빙하가 형성된다. 그 과정에서 눈 속 깊이 있던 공기는 작은 공기 방울 형태로 얼음 속에 포획된다.  

그 기포 속의 공기는 포획될 당시의 지구 대기 상태와 동일하므로, 실험실에서 얼음을 녹여 이산화탄소 및 다른 기체들의 함량을 측정하게 되면 오래 전의 과거의 지구 대기 상태를 복원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고기후학자들은 빙하 속에 갇힌 과거 시대의 공기를 대기의 화석이라고 부른다.  

남극 동쪽의 빙상에 과거 소련이 세운 보스토크라는 이름의 기지가 있는데, 1984년 소련의 고기후학자들은 이곳에서 깊이 2200 미터에 있는 빙하 코어를 채취하고 그것을 분석하여 16만년 동안에 걸친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복원하였다. 그 후에도 여러 나라 연구진이 남극과 그린랜드에서 빙하 코어를 채취하였고, 현재는 80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여 그 수치가 알려져 있다. 그 결과가 아래의 그래프이다. 

   
 

[그림 3] 남극 빙하 코어에서 추출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와 지구 기온

위의 그래프를 보면, 과거 여러 차례에 걸친 빙하기 동안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최소 200 ppm였고, 간빙기 동안에는 최고 280 ppm이었다. 산업 혁명 이전에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 ppm으로, 간빙기 동안의 이산화탄소 농도와 같다.  

위에 보이는 그래프의 맨 오른쪽 끝에 킬링 곡선 즉 1950년대 이후 최근까지 측정된 이산화탄소 농도 수치를 붙여 놓았다. 보다시피,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최근 수십 년 간 거의 수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20135월에는 드디어 400 ppm을 넘어섰다. 이러한 일은 지난 80만 년 동안의 지구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근 수십 년 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원인을 설명할 수 있는 자연적 과정은 밝혀진 바가 없다. IPCC2007년 제4차 보고서에 이르러서야 기후 변화가 인간의 활동에 의해 초래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확인하였다. 인류가 산업 혁명 이후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 연료를 연소함으로써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폭증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 진 것이다.  

여기서 잠시 글을 마치기 전에 다시 한번 수치를 확인해 보자. 빙하기 때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200 ppm, 산업 혁명 이전에는 280 ppm, 현재는 400 ppm이다. 빙하기 당시의 지구 기온은 산업 혁명 이전 시기보다 약 5도 가량 낮았다. 그렇다면,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산업 혁명 이전보다 무려 120 ppm이 증가한 현재, 지구의 기온은 몇 도나 상승할 것인가?

 

글 : 이치선

서울대 물리학과에 1983년 입학했으나 졸업은 나중에 했다. 대학시절과 그 이후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나섰으며 투옥되기도 했다. 현재 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환경문제 특히 기후변화 문제에 대하여 물리학 및 지구과학 관점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기후변화 등 생태위기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