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20대 아빠 입대 연기+면제 제도가 필요하다!
국민이 있어야 안보도 있다

 김형모 (「누가 내 국민연금을 죽였나?」저자, 사회연대저널 회원)

   
 

최근 내가 일하는 회사에 고3 졸업 예정자가 디자이너로 취업했다. 일을 참 잘한다. 앞으로 계속 그 친구와 함께 일하고 싶다. 그런데 그게 맘대로 될 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얼마안가 그는 군대에 가야하기 때문이다.

정부에선 고졸 취업을 장려한다지만 고졸 취업시 최대 장벽은 남자에게 군대이다. 제대로 자기 업무를 익히고 전문성을 키워야하는데 ‘일 좀 할 만하면’ 군대를 가니 회사(고용주) 역시 고졸 남자들의 장기채용을 꺼리고 그 결과 고졸 남자들은 비정규직이나 알바 일자리를 전전할 수 밖에 없다.

정부에선 청년들의 조속한 직업 활동을 장려하고 또한 국가적 난제인 출산률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30대 만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아예 초중고 교육 과정을 현재의 12년에서 10년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학제 개편 논의까지 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시급하고 간단한 해결책이 있으니 바로 <고졸 취업자는 군 입대를 25세까지 연기시켜 주고 또한 자녀를 낳으면 군입대를 연기 또는 면제해주는> 제도를 전면 도입하는 것이다.

내가 제안하는 내용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먼저 (1) 고교 졸업(일반적으로 만 18세) 후 바로 취업하면 만 25세까지 군대 입대를 연기시켜주자는 것이다. 그리고 (2) 그 연기 기간 중(25세까지)에 첫 아이를 낳아 키우면 추가로 5년 입대 연기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만 30세까지). 또한 (3) 연기 기간 중(26~30세)에 두 번째 아이를 낳아 키우면 아예 군 입대를 면제해 주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예상되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쓸데없이 대학에 진학하는 과도한 대학 진학률이 해소되고 자연스럽게 고졸 이후 일찍 취업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 생애 노동기간이 증가한다. 그리고 생애 노동기간 즉 생애 소득활동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국가경제적으로 장점이 많다.

‘부양률’이라는 용어가 있다. 그것은 15~64세의 생산가능 인구 숫자에 대비하여 65세 이상 비생산 노령인구의 숫자를 말하는 비율인데, 우리나라처럼 청년들이 과도하게 대학에 진학하고, 더구나 남자들은 2년간 군대에 가야하며, 더구나 스펙쌓기용 해외연수 등으로 인해 취업이 늦어진다면 당연히 생산가능인구 숫자가 적어진다.

그런데 만약 위 제도를 시행하여 고졸자들이 바로 취업하고 더구나 4대 보험을 납부하는 정규직으로 지속적인 소득 활동을 한다면 국민연금과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의 납부자 숫자가 늘어나 그 재정이 튼튼해지고, 그것은 다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관련 복지 혜택이 늘어 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둘째로, 출산률이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20~30대 청년층이 아이를 덜 낳는 저출산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늦은 취업과 그로 인한 만혼이 큰 원인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선 일단 돈벌이가 있어야하고 최소한 몇 년의 꾸준한 소득 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의 생활기반은 마련해야한다.

그런데 내가 제안하는 제도가 시행되면 회사들이 고졸 채용에서 부딪히는 큰 장벽이 사라진다. 그리고 20대 고졸자들이 자신의 직업능력을 이 제도를 통해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면, 분명 20대 초중반에 혼인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출산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셋째, 고졸자들의 사회적 대우 상승이다.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제아무리 좋은 기능을 습득하여 좋은 직장에 취업하더라도 남자들은 군입대 문제 앞에서 말짱 도루묵이 된다. 만약 위 제도의 시행으로 좋은 직장에 취업 한 후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본인의 직업역량을 키울 수 있다.

또한 대학졸업자와 비교한다면 4년(대학재학기간)과 2년(군 입대기간), 총 6년을, 게다가 소중한 20대의 황금기에 소득 활동과 직업역량 강화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 된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일찍 직업에 진출한 고졸 남자의 사회적 가치가 상승하며 또한 대졸자에 비해 낮은 생애 총소득 격차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또한 불필요하게 대학에 진학하는 사회적 풍토 역시 점차 개선될 것이다.

넷째, 캥거루족이 상당 수 사라진다. 많은 부모들이 다 큰 자녀를 경제적으로 책임지느라 부담이 되고 있다. 그로인해 부모들 자신의 노후보장과 자산 축적이 언감생심인 경우가 허다하다. 더군다나 젊은 자녀들이 나중에 늙은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는 것도 아니다.

고졸 남성의 조속한 직업 진출은 캥거루족을 줄일 수 있으며, 부모 세대의 노후와 삶의 질 향상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염려되는 문제는 입대자 감소로 인한 병력자원 부족과 이로 인한 군의 반발 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회에 과감히 장병 숫자에 의존해온 낡아빠진 한국 군대 편성을 개편하여 보다 효율화, 과학화, 기술화된 강군으로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한다.

군필자들은 다들 공감하겠지만 군대에서는 사람값이 싸구려 취급을 받는다. 포크레인 부르면 간단하게 해결될 일에 장병들 수십 명을 불러 종일 삽질하게 하는 등 전투력 향상과 상관없는 일로 하루 일과를 보내는 게 일상이요 다반사이다. 이게 다 군대에 장병이 넘쳐나는 까닭이다. 거의 공짜로 징병제를 유지하니 비용 개념도 없고 효율화 동기 부여도 되지 않는다.

‘국민’이 있어야 ‘안보’도 있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노인들은 급증하여 한국경제 전체에 고령화 충격이 임박했는데, 이 상황에서 60만 대군 유지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자녀 2명 아빠 군 면제> 정책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전향적 자세를 기대한다. 저출산 문제 해결은 물론 연금, 조세, 노후보장, 사회풍토 변화 등 다방면에 걸친 긍정적 효과를 거두리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