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의 약탈을 저지해야 경제가 살아난다
MBK의 홈플러스 약탈을 저지하는 방법

MBK의 홈플러스 약탈을 규제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대규모 차입금(레버리지)를 이용한 전형적인 LBO
 
국내 최대의 사모펀드(PEF) 운용회사인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인수하기 위하여 무려 5조원 가량을 국내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 홈플러스 인수자금 72천억 중 사모펀드의 자체 투자자금은 불과 22천억에 불과하며 무려 70% 가량을 외부 빚으로 조달하는 전형적인 LBO(leverage buy-out)이다. LBO란 인수 타겟 회사(이 경우 홈플러스)의 자산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타겟 회사를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5조원의 차입금 중 43천억은 선순위 대출이고 나머지는 상환전환우선주인데, 적용되는 평균 금리가 연 4.6% 내외라고 한다. 이 경우 홈플러스가 앞으로 지불해야할 이자 부담액만 매년 2천억이 넘는다. 국내 시중은행과 증권사, 보험회사, 게다가 국민연금까지 MBK의 홈플러스 인수건에 대한 투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보도 참조: http://stock.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091551641).
 
이미 MBK는 홈플러스의 현금창출능력이 매년 최소 7천억에 달하기 때문에 연 4~5%의 차입비용 지불을 충분히 부담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고 한다. 게다가 MBK파트너가 C&M에서 이미 행한 전력을 볼 때, MBK는 홈플러스로부터 매년 2천억~4천억의 현금배당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협력업체와 노동자, 소비자에 대한 약탈
 
홈플러스의 새 주인이 된 MBK는 따라서 매년 4천억~6천억의 고정 수익(이자 및 현금배당을 충당하기 위한)을 창출하기 위하여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매년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입금 이자와 현금배당으로 소진할 것이고, 그 결과 정작 홈플러스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투자자금은 고갈시킬 가능성이 높다. MBK가 투자자들에서 설명하듯이 홈플러스에서 매년 최소 7천억의 현금창출을 달성하려면 당연히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업체들과 그리고 홈플러스 종업원들에게 가혹한 납품 조건과 노동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것은 고스란히 납품업체와 노동자, 그리고 소비자와 국민 전체를 약탈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사실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MBK가 보여주는 LBO 방식의 약탈적 행태는 모든 사모펀드 투자의 일반적 성격이다. 예컨대 맥쿼리는 서울 지하철 9호선 투자 건에서 대규모 차입금을 이용한 약탈적 투자 행태를 잘 보여준 바 있다.
 
사모펀드의 지나친 외부 차입금 동원을 강하게 규제해야
 
MBK와 맥쿼리를 비롯한 사모펀드들은 시중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국민연금, 군인공제회 등 각종 금융회사들로부터 인수자금을 대규모로 차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여러 요인의 하나가 레버리지(인수자금 차입) 활용이다. 우리나라는 사모펀드를 이용한 대기업 구조조정 활성화 차원에서 사모펀드의 차입금 규제를 최근 몇 년간 크게 완화하였고 새정련(민주당)과 일부 진보 교수들 역시 재벌보다는 사모펀드·헤지펀드가 훨씬 낫다는 취지에서 그것에 동조하였다.
 
그렇다면 선진국의 경우는 어떨까? 사모펀드·헤지펀드를 국부 증진 차원에서 권장하는 미국-영국과 달리 유럽연합(EU)는 경우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지침(<대체투자 펀드 운용자 지침>)을 마련하여 2013년 공표하였다.
 
그것은 먼저 사모펀드-헤지펀드의 과도한 차입금 사용에 대하여 두 가지 차원에서 강력하게 규제한다.
 
첫째는 외부 차입금(레버리지)에 대한 공시 및 모니터링 의무이다. 사모펀드의 대규모 차입금으로 인해 타겟 기업(우리의 경우 홈플러스)에서 발생하는 한 위험성(즉 재무적으로 타겟 회사가 망가질 가능성)를 금융감독당국이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해당 사모펀드가 이용하는 레버리지의 유형과 자금출처, 그것과 관련된 리스크, 그리고 사용가능 레버리지 최고 한도를 공시하여야 한다. 우리의 경우, 한국 금융감독원은 MBK가 인수자금의 70%를 외부 차입금으로 사용할 경우 그것이 홈플러스를 재무적으로 망가뜨릴 가능성이 높은지 여부를 모니터링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둘째로, 만역 금융감독당국이 보기에 외부 차입금이 지나쳐서 타겟 기업을 망가뜨릴 가능성이 명백할 경우, 그것을 강제로 낮출 수 있는 권한이 금융감독당국에 있다. 우리의 경우, 금융감독원은 MBK 또는 맥쿼리 등의 외부차입금 동원이 투자대상인 홈플러스 또는 지하철9호선의 재무상태를 부실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과도한 차입금 동원을 강제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사모펀드의 자의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강하게 규제해야
 
한편 MBK는 앞으로 홈플러스의 전국 매장들을 조각조각 내어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대형마트들은 이미 2012년부터 내리 매출이 줄고 있으며 과잉 경쟁과 중복투자로 직간접적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홈플러스가 매장들을 쪼개어 매각하면서 인력 구조조정 역시 쪼개어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추측일 뿐, MBK는 향후 어떤 계획과 전략을 가지고 홈플러스를 운영하려 하는지 공개적으로 밝힌 바가 없다. 따라서 홈플러스 노동자들과 납품업체들은 MBK의 향후 방침을 알지 못한 채, 그저 불안에 떨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유럽에서도 사모펀드가 투자하여 지배권(경영권)을 인수한 회사에서 종업원·노동자들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당하는 사례가 빈발하여 왔다. 이 점을 고려하여 유럽연합은 종업원·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사모펀드 규제 지침을 2013년에 마련했다.
 
먼저 사모펀드가 타겟 회사의 경영권을 취득한 경우 그 사모펀드는 그 회사의 근로자 대표에게 그 사실을 즉각적으로 통지하고 또한 사모펀드 운용자(펀드 매니저)의 이름을 비롯한 사모펀드의 상세 정보를 전달해야 하며, 또한 인수한 회사의 직원·노동자 근로·고용 조건에 중대한 변화를 미칠 수 있는 사안의 경우 그것을 반드시 종업원 대표에게 미리 통지해야 한다.
 
피인수 회사의 자산가치를 훼손하는 배임 행위를 강하게 규제해야
 
론스타의 외환은행 투자, 맥쿼리의 지하철 9호선 투자, MBKC&M 투자 등에서 이미 드러났듯이, 사모펀드가 사회적으로 가장 큰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사모펀드가 인수한 회사에서 지나치게 많은 현금배당 지급과 자사주 매입, 유상감자 등을 통해 그 회사의 여유자금(사내유보금)을 고갈시키고 결국은 재무적으로 약탈하여 회사의 장기적 생존 가능성을 망가뜨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MBK가 인수한 홈플러스의 경우에도 그렇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사모펀드가 자신이 인수한 회사의 재산을 훼손하는 행위(asset stripping)을 제한하기 위하여 EU<사모펀드 규제 지침>은 다음과 같이 규제한다. 먼저, 사모펀드가 타겟 회사의 지배권을 취득한 날로부터 2년간 일체의 현금배당(중간배당, 상환우선주 이자도 포함)을 할 수 없으며 또한 일체의 유상감자와 주식상환, 자사주 매입을 조장·지원·지시할 수 없다. 사모펀드 운용자는 (1)에 해당되는 행위 즉 일종의 배임을 결정하는 이사회 결정에 찬성해서는 안되며, 또한 어떤 경우에도 유상감자와 자사주 매입을 방지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만약 이와 같은 규제가 우리나라에 적용된다면 당장 MBK 파트너스는 5조원 차입 계획의 일부인 7천억원의 상환전환우선주 투자를 유치할 수 없다. 왜냐하면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한 이자(현금배당 성격의) 지불이 2년간 금지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MBKC&M에서, 그리고 맥쿼리가 지하철9호선에서 했던 것 같은 매년 막대한 액수의 현금배당도 허용되지 않게 된다.
 
사모펀드를 규제하지 않으면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진다
 
지금은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재벌보다는 사모펀드-헤지펀드가 더욱 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여야를 막론하고 사모펀드 규제에 소극적이다. 그들은 오히려 사모펀드야말로 앞으로 다가올 기업 구조조정 시장의 주역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의 세계경제와 한국경제는 80년 만에 닥친 대불황 국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 경제불황이 심화되면 기업의 부실화와 함께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대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다. 그런데 그 수많은 대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LBO 방식의 약탈적 투자를 일삼는 사모펀드들에 의해 주도된다면 한국경제는 더욱 나락으로 추락할 것이다. 임금삭감, 고용삭감과 함께 내수시장이 더욱 위축되고 또한 기업들의 생산적 투자가 더욱 위축될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사모펀드는 지나친 차입금 사용과 현금배당으로 타겟 기업을 망가뜨리며 더구나 인수한 회사 종업원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 우리나라도 빨리 유럽연합의 사모펀드 규제에서 한수 배워 그것을 규제하는 법제도의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